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이하 ADC)는 표적 항체의 선택성과 저분자 세포독성 약물의 강력한 항암 효과를 결합한 치료 플랫폼으로, 지난 20여 년간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특히 2019년 이후 HER2, TROP2, Nectin-4, Tissue factor 등을 표적으로 한 ADC가 연이어 승인되면서, ADC는 고형암과 혈액암 전반에서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¹.
이와 같은 양적·질적 확장에도 불구하고, ADC 개발 과정에서 임상약리 자료가 실제로 FDA 규제 판단에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었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2024년 FDA가 Clinical Pharmacology Considerations for Antibody–Drug Conjugates 가이던스를 발표하기 전까지, 다수의 ADC는 명확한 지침이 부재한 상황에서 허가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규제 쟁점과 시판 후 요구사항(Postmarketing Requirements, PMR)은 개별 사례로만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필자는 2000년부터 2025년까지 FDA 승인 ADC를 대상으로 임상약리 평가와 규제 판단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하였다¹.
해당 리뷰의 주요 내용을 보다 폭넓은 개발자 및 임상 개발 관계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필자는 MediRama EDGE 프로그램에서 관련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였다. 본 기고문은 이 강의 내용을 토대로, FDA 승인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임상약리 평가 포인트를 학술적 리뷰 형식으로 재정리·확장한 것으로, ADC 개발자 관점에서 임상약리 자료의 규제적 의미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고자 한다.
◇ADC의 구조적 특성과 Bioanalytical Approach 중심의 임상약리 평가
ADC는 항체, 링커(linker), 페이로드(payload)로 구성된 복합체로서, 체내에서는 결합된 ADC뿐 아니라 총 항체(total antibody), 비결합 항체, 자유형 페이로드 및 활성 대사체 등 다양한 형태가 공존한다²,³.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ADC의 임상약리 평가는 단일 분석 지표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FDA는 각 구성요소를 서로 구분된 분석 단위로 정의하고 이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약동학(PK) 및 노출–반응(exposure–response, E–R) 분석의 출발점이자, ADC 임상약리 평가 전반을 관통하는 기본 전제라 할 수 있다².
과거 FDA 승인 사례를 살펴보면, 초기 ADC 개발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페이로드 노출 평가는 종종 ELISA 기반 방법에 의존하였으나, 이는 자유형(free)과 결합형(bound) 페이로드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거나, 낮은 전신 노출을 정밀하게 포착하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그 결과, 임상적으로 해석 가능한 노출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사례들이 반복되었고, 이후 LC-MS/MS 기반 분석의 도입과 검증이 규제 검토 과정에서 핵심 보완 사항으로 지적되었다¹.
이러한 맥락에서 FDA는 ADC 개발에서 바이오분석 전략을 단순한 기술적 지원 요소가 아닌, 임상약리 해석과 규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분석법의 민감도, 특이성, 장기 안정성 부족은 반복적으로 PMR(Postmarketing Requirement)로 이어졌으며, 이는 적절한 바이오분석 접근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노출–반응 분석, 용량 설정 논리, 안전성 평가 전반이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¹. 결과적으로 ADC 개발에서 bioanalytical approach의 적절성은 개별 실험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허가 가능성을 좌우하는 규제적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FDA 규제 판단에서 노출–안전성 관계의 중심적 역할
ADC 승인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노출–효능 관계는 약물 및 적응증에 따라 일관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반면, 노출–안전성 관계는 규제 의사결정에서 반복적으로 핵심 근거로 활용되었다¹. 특히 간독성, 간정맥폐쇄병(veno-occlusive disease), 간질성 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은 페이로드 또는 ADC 노출과의 상관성이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었다¹.
대표적인 사례로 gemtuzumab ozogamicin(Mylotarg)을 들 수 있다. 해당 약물은 용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효능 저하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초기 노출(Cmax) 증가와 간정맥폐쇄병 발생 위험 간의 상관성이 확인되면서, 안전성 기반의 용량 조정 논리가 규제 판단의 핵심 근거로 작용하였다¹. 이는 ADC 개발에서 효능 신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안전성 기반 임상약리 해석이 규제 전략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임을 시사한다.
◇내재적 요인과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규제 기대의 확대
최근 ADC 승인 사례에서는 환자 특성에 대한 규제 기대치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체중, 인종·민족적 분포, 간 및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의 약동학적 변화는 반복적으로 검토 대상이 되었으며,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PMR 또는 PMC(Postmarketing Commitment)가 부과되었다¹.
약물상호작용(drug–drug interaction, DDI) 또한 중요한 고려 요소로 부상하였다. 페이로드가 CYP 효소나 수송체의 기질이 되는 경우, 저분자 항암제와 유사한 DDI 위험이 존재하며, FDA는 관련 가이던스를 통해 체계적인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². 최근에는 FcRn(neonatal Fc receptor) 억제제와 같은 항체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까지 고려 대상에 포함되면서, ADC 임상약리 평가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¹.
◇Immunogenicity 평가에 대한 규제적 고려사항
면역원성(immunogenicity)은 ADC 개발에서 과거에는 부가적 평가 요소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FDA 승인 사례를 통해 그 규제적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¹. ADC는 항체 자체뿐 아니라 링커–페이로드 결합부로 인해 새로운 구조적 에피토프가 형성될 수 있어,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y, ADA) 발생 가능성을 내포한다².
승인된 ADC 사례를 보면 대부분 ADA 평가는 수행되었으나,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 nAb) 평가의 수행 여부와 분석 깊이에는 차이가 존재하였다¹. 특히 nAb 평가가 생략되거나 분석법의 약물 허용도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해당 한계는 PMR 또는 PMC로 이어진 사례가 반복되었다. 이는 FDA가 ADA 발생률 자체보다는, 기능적 면역원성 평가의 완결성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DC 개발 전략 수립을 위한 임상약리학적 시사점
종합하면, ADC 개발에서 임상약리는 더 이상 보조적 분석 영역이 아니라 규제적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전략 요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ADC와 그 구성요소 각각에 대한 명확한 분석 전략을 수립하고, 안전성 기반 노출–반응 관계를 중심으로 용량 설정 논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 특성, 약물상호작용, 면역원성을 포괄하는 통합적 임상약리 평가를 통해 허가 이후 추가 요구사항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 승인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임상약리 평가 쟁점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개발 초기부터 전략에 반영하는 것이, 향후 ADC 개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1. Koo S, Kim C, Lim JH, Lee E, Kim Y, Sung S, Moon H.
A review of clinical pharmacology considerations in antibody–drug conjugates approved by the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between 2000 and 2025.Transl Clin Pharmacol. 2025;33(4):197–211.
2.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Clinical Pharmacology Considerations for Antibody–Drug Conjugates: Guidance for Industry.
Silver Spring, MD: FDA; March 2024.
3.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Safety Testing for Metabolites: Guidance for Industry.
Silver Spring, MD: FDA; March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