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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임상, 생존기간 외 대리변수도 외면 마시라"

  • Writer:관리자
  • Date:2021-08-20
  • Source:HITnews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임상적 평가 변수의 선택과 활용

내가 일하던 GSK의 사명(mission statement)은 "인류가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건강함을 느끼며 더 오래 살기를 돕는 일(help people to Do more, Feel better, Liver longer)"이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건강을 위한 일을 하는 제약 회사 및 의료기기 회사가 하여야 할 일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놀랍게도 이 설명은 치료제 또는 의료 장비가 인허가를 받기 위한 임상개발의 임상변수(clinical endpoint)로써 추구해야 할 개념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환자가 얼마나 더 오래 살고, 환자의 삶에 대한 질적 수준이 얼마나 향상되며, 환자가 사회적 혹은 개인적으로 얼마나 잘 자신의 기능을 유지하느냐 함을 어떤 변수를 통해 증명하는가에 따라 치료제의 가치가 정해진다는 것을 설명하는 말이다.

항암제 개발과 승인과정에 있어 임상적인 유효성 평가변수는 미국 FDA의 지침서에 의해 잘 설명돼 있다. FDA 는 이러한 지침서들을 통해 항암제를 개발할 때 어떤 변수를 사용하여 임상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근거로 승인을 득하는 과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발행연도지침서
2015

비소세포 폐암의 치료 약제의 승인에 사용되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

(Clinical trial endpoints for the approval of cancer drugs and biologics.)
2018

항암제 승인에 사용되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

(Clinical Trial endpoints for the approval of NSCLC drugs and biologics)
2020

고위험군 조기유방암환자에서 술전 항암요법에 의한 병리학적 완전 반응: 제약회사가 신속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적 유효성 변수

(Pathological Complete esponse in Neoadjuvant Treatment of High-Risk Early-Stage Breast Cancer: Use as an Endpoint to Support Accelerated Approval Guidance for Industry.)
2020혈액암에 사용되는 항암제 개발에 있는 최소 잔류 질환의 사용해 대한 법제적 고려 (Hematologic Malignancies: Regulatory Considerations for Use of Minimal Residual Disease in Development of Drug and Biological Products for Treatment.)

 

실제로 2018년에 임상개발을 중단한 중요한 약제들을 보면 안전성의 문제 또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가 주요 원인이며, 절반이상이 유효성 변수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 임상 실패로 이어졌다. 왜 전임상에서 매우 좋은 결과를 보인 약제들이 실제 임상에서 유효성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일까? 단순히 운이 나빠서일까, 비임상 결과가 임상 결과를 반영함에 있어 충분하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한 변수와 이에 대한 가정을 보다 현명하게 하였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FDA는 치료제로써 개발된 물질이 승인 신청을 하였을 때 "약이 보여주고자 하는 효과에 대해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승인을 거부한다고 하였으며 효과는 단순히 통계적 유의성에 그치지 않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개선을 보여야 한다고 하였다. 모든 약이 안전성 문제가 있으므로 환자들이 ▷생존의 개선 ▷증상의 개선 또는 기능적 개선 ▷질병이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직접적인 임상적 유효성 변수를 증명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1차 변수는 환자에게 중요한 사항을 설명할 수 있는 직접적인 지표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에 있어 직접적 유효성 변수는 생존기간이지만 암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보조요법이라면 환자의 증상의 개선 또는 삶의 질의 개선을 직접적 변수로 사용하여 개발할 수 있다.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는 다음과 같다.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
항암제 개발에 사용되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

그러면 FDA 에 의해 정상적인 승인을 받은 모든 약제들이 생존 기간의 증명으로 승인을 받았을까? 그렇지 않다. 생존기간은 환자가 사망하였는가, 생존하였는가를 보는 지표이므로 추적을 놓친 환자를 제외하고는 불분명하거나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생존 기간을 1차 변수로 할 경우 매우 오랜동안 추적해야 하고, 질병 진행 후 후속 치료제의 사용으로 개발약제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암이 아닌 다른 질환 또는 이유로 사망하는 경우 개발 치료제의 영향을 벗어난다. 특히 수술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을 하려면 2차 변수로 5년 생존율을 보아야 하므로 매우 오랜 기간 추적을 하여야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효과가 있는 약제가 승인받는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다.

위의 단점을 보완하여 대리변수를 1차 변수로 하여 치료제 개발을 할 수 있는데 법제 기관들은 대리변수가 1차 변수를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경우 등록 임상시험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승인을 위한 임상시험에서 대리변수는 법제 기관이 인정하거나 (FDA website: https://www.fda.gov/drugs/development-resources/table-surrogate-endpoints-were-basis-drug-approval-or-licensure)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경우 사용이 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매번 법제 기관과 상의해야 한다.

대리변수가 1차 변수와 상관 관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증명하여 FDA 의 동의를 얻고 1차 변수로 사용한 대표적 예는 사노피가 대장암의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개발한 엘록사틴 임상시험인 MOSAIC 시험이다. 미국의 Dr. Dan Sargent 는 과거에 수행된 대장암 수술 후 보조 요법 3상 임상시험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메타 분석을 하여 5년 생존율과 재발없는 3년 생존율 (DFS) 의 위험 감소가 직선적으로 비례함을 증명하고 이 데이터를 들고 직접 FDA 와 상의해 재발없는 3년 생존율을 1차 변수로 사용할 수 있음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이는 무엇을 이야기 하는가? 대장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항암제의 개발이 2년 일찍 세상에 나오게 하는 근거가 된 것이다. MOSAIC 임상시험의 3년 생존율에 대한 데이터는 매우 좋게 나왔고 이를 토대로 엘록사틴은 대장암의 수술 후 사용에 적응증을 받았다.

FDA가 모든 질환에서 수술 후 사용하는 항암제 개발에 재발없는 3년 생존율을 1차 변수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고, 질환마다 증명 과정을 거치고 FDA와 상의해야 한다. 이후 서울대 방영주 교수님이 제안하고, 사노피와 로슈에 의해 개발된 엘론사틴과 젤로다의 위암 수술 후 사용 적응증도 메타 분석을 근거로 재발없는 3년 생존율을 일차 변수로 지정해 개발과 승인이 이뤄졌다.

진행성 유방암과 같이 환자가 오래 살고 여러 가지 치료제를 바꾸어 치료하는 질병인 경우 생존기간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생존기간을 1차 변수로 할 경우 후속 치료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많은 항암제가 대리변수인 PFS 를 1차 변수로 개발됐다. 대리변수를 사용할 경우 관건은 정식 승인을 받을지 신속 승인과 조건부 승인을 받을지 하는 것인데, 고형암에서 PFS 는 정식 승인 또는 신속 승인 둘다 가능하다.

최근 FDA 의 경향은 의학적 미충족 요구가 높은 암종의 경우 BTD(break through designation)를 해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물론 데이터가 좋아야 주어지기는 하지만 대리변수인 객관적 반응률이 과거 치료에 비해 우월하고 반응군의 반응기간이 좋다면 승인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경우 신속 승인이면서 조건부 승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매우 좋은 기회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FDA가 웹사이트에 공유하는 바와 같이 대리변수를 사용함에 융통성이 있거나 3상이 아닌 2상 임상시험으로 신속 승인을 도모한다면 대리 변수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떤 대리 변수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
FDA가 웹사이트에 공유하는 바와 같이 대리변수를 사용함에 융통성이 있거나 3상이 아닌 2상 임상시험으로 신속 승인을 도모한다면 대리 변수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떤 대리 변수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

화이자가 개발한 잴코리의 ROS1 비소세포 폐암 적응증은 2상 임상시험에서 66%의 높은 반응률과 18개월의 긴 반응 기간을 보여 신속 승인을 받았다. 2상 임상시험의 경우 대리변수로 PFS 를 1차 변수로 선택함은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그 이유는 대조군이 없는 2상 임상시험에서 임상양상이 다양한 암환자에서 PFS 는 해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객관적 반응률과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반응 유지 기간이 약물의 유효성을 설명하기에 더 확실한 변수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적 항암요법을 하여 종양을 줄이고 병기를 낮추어 생존을 높이려는 노력이 지난 20여년간 시도되어 왔다. 유방암의 술전 항암 요법에 의해 병리학적 완전 관해가 일어나는 경우 생존율이 늘어남은 여러 연구와 메타 분석에 의해 알려져 왔으나 대조군 대비 완전 관해율이 높아도 생존 기간의 개선을 보이기 위해서 너무 많은 환자 수가 필요해 이 적응증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FDA 와 제약회사들 그리고 연구자들이 합심하여 연구 및 의논한 결과 FDA 는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전 항암요법으로 사용하는 약물의 개발에 병리학적 완전 관해가 1차 변수로 사용될 수 있는 대리 변수로 인정하였다. HER2 양성 유방암에서 퍼제타는 수술 전 항암치료제로 개발함에 있어 이 대리변수로 우월한 결과를 얻어 적응증을 받았다.

혈액암 중 급성 백혈병은 집중적 치료제로 관해 유도를 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되는 적응증 대상환자는 숫자가 충분하지 않고 위약을 쓰기에는 너무 위중하므로 객관적 반응율 특히 완전 관해율과 충분한 관해 기간을 1차 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애브비의 벤클라스타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2개의 임상시험에서 싸이타라빈 또는 데싸이타빈과 병용으로 완전 관해율과 혈액학적 완전 관해, 그리고 의미있는 관해유지기간을 가지고 적응증 허가를 받았다.

항암제 개발에 있어 등록 임상시험에는 임상적 유효성 변수로 직접 변수인 생존율 또는 생존기간을 1차 변수로 사용하여야 함이 표준이다. 그러나 FDA가 웹사이트에 공유하는 바와 같이 대리변수를 사용함에 융통성이 있거나 3상이 아닌 2상 임상시험으로 신속 승인을 도모한다면 대리 변수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떤 대리 변수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